아침의 중앙역. 구름이 많이 끼고 습한 하루다.

유럽은 동아시아 쪽과 달리 겨울에도 구름이 많이 끼고 습한 날이 많다. 해도 짧아서 (8시 넘어야 겨우 날이 밝아지는...) 여행하기 좋은 계절은 아니다.

눈 내린 걸 본 적은 없는데 눈이 쌓여있다.

중앙역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프랑크푸르트 카드를 샀다. 프랑크푸르트 시내의 대중교통 (S반/U반/트램/버스) 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고, 박물관이나 동물원 등 관광 시설 할인도 해준다. 1일권과 2일권이 있는데 1일권으로 샀다.

중앙역에는 다양한 교통수단이 있는데, 처음 오는 곳이다보니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트램을 타기로 했다.

빌리 브란트 광장(Willy-Brandt-Platz)에 도착

독일의 수상(총리)를 지낸 빌리 브란트의 이름을 따왔다.

이 곳은 역 주변을 벗어나서 업무 지구가 시작되는 지점이라고 볼 수 있다.

빌리 브란트 광장 입구의 분수대

프랑크푸르트 시내의 (사진찍기 좋은) 상징이 바로 이 유로 마크다. 바로 뒤에 있는 높은 건물이 유럽 중앙은행 건물인데, 유럽 경제의 중심이라고 할 만하다.

빌리 브란트 광장에서 U반(지하철) 을 탄다.

프랑크푸르트의 U반은 지하철 노선이 하나로 딱 구분되어 있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9개의 노선이 있는데 하나의 선로를 여러 개의 노선이 사용하고, 중간에 선로가 분기되어 노선별로 이곳저곳으로 가고, 또 중간에 다른 노선과 만나서 같이 가고... 뭐 이런 식이다.

 

이 역은 6개의 노선이 지나는데, 선로는 2개. U1/U2/U3/U8이 하나, U4/U5가 하나 이렇게 쓴다. 한국으로 따지면 그냥 2개의 환승역이라고 보면 된다.

지하철역에 내려가면 차범근 사진이 있다. 프랑크푸르트 축구 팀의 레전드 선수들을 역 기둥에 붙여 놓았는데, 그 중 하나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다.

사진이 붙어 있는 승강장은 U1/U2/U3/U8 노선 승강장인데, 찾기는 어렵지 않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나왔던 다큐. 이걸 봤던 것을 기억하고 있어서 안 내려갈 수 없었다.

U4/U5 승강장은 이 곳에서 한 층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조용한 승강장

지하철 탑승

좌석은 마주보는 구조로 되어 있으며, 다른 칸으로 못 옮겨가게 되어 있다.

돔/뢰머 (Dom/Römer) 역 도착

한 정거장 갔다. 중앙역 - 빌리브란트광장 - 돔/뢰머 이렇게 한정거장씩이다.

돔 광장 (Domplatz) 출구

공사중이라 좀 어수선했던 출구

여기엔 프랑크푸르트 대성당이 위치하고 있다. 대성당(cathedral) 을 독일어로 Dom이라고 한다.

주변에 넓게 트여 있는 곳이 없어서 (근처에 뢰머 광장이 있긴 한데 대성당과 살짝 떨어져 있다) 크고 넓게 보기가 좀 힘들다.

근처에 있는 Haus am Dom 은 강연이나 연구가 이루어지는 문화 센터라고 한다.

트램 선로가 보인다. 아까 빌리 브란트 광장까지 타고 갔던 트램이 바로 여기까지 이어진다. 지하철(U반) 과 트램이 같은 곳에서 (지상/지하 차이로) 쭉 이어져 있는 것인데, 트램 탔다가 U반 탔다가 했으니 많이 돌아온 셈이다.

드디어 보이는 뢰머 광장

되게 독일스러운 건물들이 모여 있는 광장이다.

여기는 프랑크푸르트 시청

위에 차범근 다큐에도 나오는 곳이다. 프랑크푸르트의 UEFA컵 우승 때 저 건물 2층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고 한다.

뢰머 광장에 있는 미네르바 분수대 (Minervabrunnen)

로마 신화에서 지혜의 신을 상징한다.

파울 교회 (Paulskirche)

그냥 교회일 것 같지만..

 

이곳은 '프랑크푸르트 국민 의회' 가 열린 곳인데, 독일이라는 나라가 만들어지기 전 의회를 구성하고 헌법을 만들어서,

독일 민주주의의 탄생지가 된 곳이라고 한다.

 

근처에 프랑크푸르트의 GPS 지점이 있다. 지도에서 프랑크푸르트 치면 여기로 찍힌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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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의 이야기입니다.)

 

또다시 시작되는 여행의 순간

어김없이 그 출발은 인천공항이다.

 

매번 저가항공, 외국 항공사만 타고 다녀서 계속 탑승동으로 가야했으나

이번에는 무려 터미널 정중앙에 있는 27번 게이트에서 타게 되었다. 탑승동 셔틀 타는 바로 그 위치에 입구가 있다...

역시 국적기를 타야 제대로 대우(?) 받나 싶다.

 

3년 전처럼 정보검색 + 사진 백업 용으로 조그마한 넷북을 하나 챙겼다.

3년 전에 갖고갔던 건 고장나서, 다른 넷북을 구하긴 했는데 느린 건 마찬가지

 

비행기를 타서 기내식을 먹고

 

또 먹고..

 

 

프랑크푸르트 도착!

 

직접 사진찍지는 못했고 입국심사대를 찍은 유튜브 영상을 퍼왔다. (2010년 9월이라고 한다)

유럽의 입국심사는 뭐 괜찮겠지 하면서 그냥저냥 여권에 도장 받고 지나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중간에 잡더니 뭔가 또 물어본다.

뭐하러 왔냐고, 얼마나 있을거냐고 등등...

이미 도장은 받은 상태라서 뭔가 문제가 있는건지 아니면 짐검사를 해야 되는건지 좀 걱정했는데, 몇가지 물어보더니 그냥 통과. 뭐지...

 

도착한 곳은 프랑크푸르트 공항 2터미널.

시내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서는 1터미널로 가야 한다.

 

1터미널 가는 셔틀열차 를 타고

 

1터미널 도착

묘하게 옛날 느낌이 있다. 위의 행선지 안내판은 글자가 돌아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공항을 좀 더 둘러보고는 싶었지만, 어느샌가 시위 행렬? 이 나타나서 뭔가 두들기고 외치고 경찰들이 접근을 막아서 공항을 빠져나와야 했다.

무슨 이유인지는 알고 싶지만 인터넷 찾아봐도 안 나오던데..

 

공항 역 도착. 고속열차인 ICE도 이 역에 들어온다고 한다. 일단 중앙역으로 가야 되니 단거리 전철역 (Regionalbahnhof) 으로 간다.

 

일반 전철에 해당되는 S-Bahn 을 탔다. 모든 역에 다 서는데도 11분만에 간다.

애초에 중앙역에서 직선거리로 10km도 안 되는 곳에 공항이 있다. 정말 가깝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Frankfurt Hauptbahnhof) 도착

S-Bahn 열차는 지하에 선다.

 

지상으로 나옴

역이 크고 또 밤이라 건물 안에 있는데도 뭔가 바깥에 있는 느낌이다

 

중앙역 건물

 

많이 흔들렸지만

역을 나서면 뭔가 익숙한 금호타이어 간판이 보이면 잘 도착한 거다.

 

중앙역에서 쭉 뻗어있는 도로 카이저슈트라세 (Kaiserstraße) 는 사창가 거리라고 한다...

밤에 활발한 거리인데 그만큼 치안도 조심해야 하는 곳.

 

숙소는 역 바로 앞에 있는 프랑크푸르트 호스텔

역 출구에서 나오면 바로 보인다. 이렇게 역에서 가까운 호스텔이 또 있을까 싶은데...

 

 

그냥 다른 이야기들.

 

1) 공항에서 유심을 구매했다. 한국에서 미리 구해갈수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그 나라의 제대로 된? 통신사의 유심을 쓰고 싶었다.

공항에 도착하니까 바로 보이는 O2 통신사 매장에 들어갔다. 뭔가 공항에 바로 있다보니까 좀 호구잡힐거같은 느낌이었는데...

3GB 데이터 유심을 40유로에 샀다. 뭐 모르겠다. 일단 데이터 잘 터지니 됐다.

 

2) 중앙역 가는 전철을 타는데, 3년전 런던 때처럼 뭔가 멘붕이 왔다.

과연 이 난관(?) 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까 이런 쓸데없는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밤이라 더 그랬나부다.

 

3) 숙소는 삐걱거리는 2층침대 3개가 있는 6인 도미토리였다. 방에서는 와이파이가 잘 안됐다. 느리지만 유심 데이터 써야 했다. 방에는 되게 학구적(?) 으로 생긴 젊은 독일 남자가 있었다. 뮌헨에서 왔다고 했다.

 

4) 숙소 도착하니 밤 8시에 파스타 파티를 한다고 하더라. 8시에 내려가보니 그렇게 맛있어보이지는 않는... 파스타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래도 나름 먹을만 했다. 계속 먹을수 있었으나 피곤해서 그냥 한그릇 먹고 들어가서 잤다.

 

5) 새벽 3시에 일어났다. 시차 때문인지 잠이 안 온다. 누워서 다음 여행 계획을 짰다. 프랑크푸르트에서 하이델베르크와 스트라스부르를 거쳐 파리로 가기로 했다. 하이델베르크는 대학도시로 유명하고 캠퍼스 투어 같은거 좋아해서 한번 가보고 싶었다. 스트라스부르는 꽃보다 할배에 나와서 인상깊었다. 스트라스부르는 숙소가 애매해서 당일치기를 하기로 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아침이 되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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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꿈만 같았던" 한 달 간의 유럽 여행.

 

처음 유럽 땅에 떨어졌을 때에는 한국에서 볼 수 없던 풍경들에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 먼 곳에 따로 떨어져 있다라는 불안감. 이 곳에서 혼자서 한 달 동안이나 버틸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가득했었다.

 

사진으로만 보던 그 건물들, 그 풍경들을 보며 감탄했고, 내가 정말 유럽에 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현지에서 먹은 맛있는 음식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

분명 혼자 갔지만 거기서는 혼자가 아니었다.

 

 

물론...

 

개인 공간 하나 없는 도미토리 룸

매일같이 먹던 맥도날드

길을 잃고 헤메다가 결국 가고 싶었던 곳도 못 가고

소매치기 때문에 곤두섰던 신경들, 계속 부여잡은 가방

숙소에서 물건도 잃어버리고

말을 알아듣지 못해서 멘붕하고

기차 예약 못해서 계획한 일정 다 망가지고

술마시고 뻗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것이 다 여행의 경험이다.

 

 

한국에 돌아온 그 다음날부터 유럽여행의 기억은 계속 맴돌았고

여행의 기분을 느끼고, 경험하고 싶었다.

하지만 한 달 동안의 여행으로 남아 있는 돈은 없었다.

애초에 다시는 이렇게 길게 돌아다닐 일이 없다고 생각했으니깐.

 

그렇게 2년이 흘렀다.

졸업을 앞두고 있었고, 취업하게 되면 "이제 정말 시간이 없겠다" 생각했다.

2년 동안 돈도 좀 모아 뒀겠다, 다시는 없을 것 같던 "여행의 경험" 이 꿈틀대고 있었다.

 

그렇게 유럽 왕복 항공권을 예매했다.

대한항공 유럽 직항. 왕복 110만원.

 

두 번째 유럽 여행이니만큼, 몇 가지 생각했던 계획이 있었다.

 

1) 이전의 기억에서 가장 좋았던 곳은, 독일이었다.

유럽여행에서 느꼈던 생각보다 낙후된 환경과 불안한 치안. 그나마 독일에서는 그런 걱정이 덜해서 좀 더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누구는 독일에 뭐가 볼 게 있냐고 했지만, 땅덩이도 넓은데 볼 게 많겠지 싶었다.

 

2) 가장 아쉬웠던 여행지는, 파리.

소매치기에 곤두선 신경. 말도 잘 안통하고, 길도 헤메고.

한국에 돌아와서 여행기를 쓰다 보니 파리에서 별로 한 게 없는 것 같아서 많이 아쉬웠다. 괜히 사람들이 오래 있으려는게 아니었다.

 

3) 못 가본 곳이 많다.

유럽에서 한 달을 돌아다녔지만, 그래도 못가본 곳이 많다.

(가장 아쉬웠던 파리를 제외하면), 그래도 한 번 가본 곳들은 제외하고, 못 가본 곳들을 가봐야겠다.

 

4) 축구

뭐 축구를 잘 챙겨보지는 않지만, 축구 하면 유럽, 유럽 하면 축구다.

유럽에서 뛰는 축구선수 중에는 손흥민이 제일 유명하다. 손흥민 한 번 봐야 하지 않을까?

(손흥민은 2015년 여름에 영국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아직까지는 독일 레버쿠젠에 있을 때의 이야기.)

 

5) 돈 좀 쓰자.

여행 가서 작은 돈도 아껴야 된다는 생각에 잘 쓰지 못했던 기억들, 그래서 놓친 것들이 많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다시 가기 힘든 곳인데, 수백만원 들여서 가는 여행인데, 돈은 쓸 수 있을 때 써야 하지 않을까.

 

6) 숙소 예약, 기차 예약

첫 번째 여행에서는 한국을 떠나기 전에 기차표 다 사고 숙소 다 예약하고 그랬다.

뭐 마지막 여행지 로마는 나중에 예약하긴 했고, 중간에 계획이 바뀌면서 숙소 취소하고 다시 예약하고 하긴 했지만.

굳이 일정에 얽메일 필요 없다. 한여름 같은 성수기도 아닌데. 계획은 그때그때 정하자.

 

7) 유레일 패스

유럽을 돌아다니는 데는 유레일 패스가 많은 도움이 된다. 가격이 싼 유레일 유스 패스는 만 25세까지. 시간이 지나면 유스 패스를 쓸 수 없다.

지난번엔 15일 연속 패스를 사서 이곳저곳 돌아다녔지만, 기차 시간이 맞지 않아서 비행기를 타고 다니기도 했고, 그렇게 효율적으로 쓰지는 못한 것 같다.

이번엔 하루 단위로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셀렉트 패스로. 딱히 이동 계획은 없지만 상황 봐서 쓸 수 있을 거다.

 

8) 그래도 첫 여행의 경험을 간직하고 싶다.

유럽에서 즐거웠던 것 중 하나는 모르는 사람과의 동행, 그리고 어울림이었다.

이를 위한 1차 조건은 "그래도" 공용 숙소다. 불편하지만, 어울림의 경험을 다시 느끼고 싶다.

 

 

그리고 정해진 것.

 

1) 겨울 여행 (2015년 1월이다)

2) 프랑크푸르트 IN, 프라하 OUT

3) 여행 기간은 3주

4) 프랑크푸르트 숙소 3박을 예약했다. 이후의 계획은 아무것도 없다.

확실한 건, 중간에 파리를 들린다는 것, 마지막에 프라하를 간다는 것 뿐이다.

(아는 사람이 베를린에 있게 되어 중간에 만나기로 했다. 정해진 일정은 프랑크푸르트 -> 파리 -> 베를린 -> 프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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