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찾아온 올림픽 관람.

그것도 올림픽 축구.


앞선 두 경기는 한국에서 보고 왔고

이번이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다.


짐검사가 완전 철저하다고 하니

숙소에 가서 필요없는 건 다 맡기고

티켓과 카메라만 챙기고 나왔다.



지하철을 타고 좀 지났을까 역에 도착.



이미 발디딜 틈이 없다

늦게온듯...



기념품 상점이 줄지어 있다. 태극도 팔고 KOREA 써진 목도리? 도 판다



영국이랑은 상관없는 경기인데 외국 사람들이 되게 많이 왔다.

한국은 동양인. 가봉은 아프리카 흑인으로 딱 구분되어 있다 보니

백인 == 한국도 아니고 가봉도 아니고 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사진에 있듯이 태극기를 감싸고 한국 응원하러 찾아온 외국인도 있더라.

이 사람 말고도 태극기나 가봉 국기를 들고 있는 외국인도 많이 봤다.

아무래도 올림픽 축구 경기는 영국 전역에서 하다 보니 런던에서는 몇 번 하지도 않기 때문에

그냥 근처에서 열리는 경기 구경이라도 하려고 온 거 아닐까?


물론 한국인도 많다

흑인은 별로 못 본듯



경기장까는 좀 꽤 걷는다

9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이다 보니 연결 도로를 길게 만들어야 그나마 덜 터져나간다.



이제 입구로 고고

짐검사가 아주 철저하다. 몸에도 뭐 숨긴거 없나 다 뒤진다.

남자 직원과 여자 직원으로 나눠서 몸 검사를 하는데 계속 기다리니까 여자 직원이 나이를 물어본다.

twenty-three 라고 했는데 26으로 잘못 알아듣고는 아하 이러면서 몸에 손 대도 괜찮냐고 함

23이든 26이든 상관은 없겠지만 =_= 내 입이 이상한가


뭐 검사는 잘 넘어갔는데 경기장 안에 들어가니 또 입구가 있더라.

티켓에 있는 바코드 찍으면 들어갈 수 있게 되어있길래 찍으니까 안됨 -_-

다른사람은 다 되는데 -_-


그래서 물어보니까 여긴 니 입구가 아니라고 -_- 다른 입구로 가랜다



밖으로 다시 나와서 반 바퀴를 도니 들어가야 할 입구가 보임 -_-

외딴 곳에 있음...


짐 있는 줄과 없는 줄이 나뉘어져 있다.

가방을 어쩔 수 없이 갖고 와서 짐 있는 줄에 계속 섰다.

입구 지나니 안쪽에 짐 검사대 있다고 거기로 가라는데

뭐 칸막이도 없고 그냥 바로 올라갈 수 있더라

검사대 무시하고 그냥 바로 올라갔다. 아무도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다.



입구 찾는데 시간 다 허비하고 들어오니 애국가 끝났음 -_- 아 애국가 나올때 있었어야 했는데


들어가니 한국 사람 진짜 많다. 런던 사는 한국 사람들 다 출동한듯

자리로 들어가려고 잠깐 비켜달라는 말도 한국말로 함 ㅋㅋ


안에 들어가본 웸블리 경기장은 정말정말 크다. (9만석)

자리가 완전히 꽉 찬건 아니지만 영국 경기도 아닌데 많은 사람들이 왔다는 점을 보면

이곳의 축구 인기를 실감케 한다.



경기 시작

재밌는 게임을 기대했지만 골도 안 터지고 뭐 특별한 것도 없었다



하프타임에 바로 밖으로 나왔다.

핫도그랑 피자를 판다. 저녁은 이걸로 때워야지



TV에서 체조 중계 하는중...

BBC 중계 보고 싶었는데 런던 온지 이틀만에 처음 봄



시간이 좀 남아서 뭐 하지 하고 생각하던 차에 중계석에 가기로 했다.

한국 중계진들이 있겠지?


중계석 가는 길엔 뭐 막는 사람도 없었다. 입구까지 가는데는 성공

근데 뭐 저기서 중계 도중에 직접 들어가고 이럴수도 없으니 그냥 뒷모습 찍는 걸로 만족했다.

중간에 마이크 든 사람이 허정무고 그 옆은 김성주. 그 옆에 옆에는 차범근.


이날 중계가 MBC 단독이었는데 왜 차범근까지 왔나 봤더니 다음날 SBS 스포츠에서 녹화중계 했다고 한다.



후반전 시작. 멀리 홍명보 감독의 모습도 보인다.

안 좋은 자리에 앉아서 정말 멀리 보였지만 뭐 본 게 어디야.


지루하고도 지루한 공방전 속에




끝났다


기대 잔뜩하고 봤지만 골이 안 터지니 재미가 없었다

골이 터질 때의 경기장의 열기와 환호성은 느껴보지도 못하고

아 그냥 다른 거 보러 갈걸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지만... 시간도 없고 돈도 없고 표도 없다 ㅠㅠ



축구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은 서로의 유니폼을 바꿔입는다

심판들과 악수도 나누고

서로 골이 안 터졌으니 쓸쓸하게 종료



순식간에 자리가 비고 빨간 의자가 드러난 경기장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엄청난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니 이제 돌아가는게 걱정되기 시작한다



돌아가는 길에 코카콜라 응원단을 봤다.

옷도 주고 가방도 주고 ㄷㄷ

이런 건 어떻게 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_-...



이미 역 가는 길은 꽉 들어찼다...

언제쯤 돌아갈 수 있는걸까



어차피 일찍 가기도 글렀고 좀 구경이나 해보기로 한다

경기장 1층으로 내려오면 이런 곳이 있다.

1948년 런던 올림픽 기념관? 이라고 해야 하나

48년 올림픽 주경기장이 웸블리란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적혀있는 판

웸블리 경기장 출입구에 붙어 있었다고 한다.

경기장이 철거되고 다시 지어지면서 판만 떼어서 여기다 보관 중



바로 옆에는 왠 유모차 주차장이 있다

유모차 끌고 경기장 안에는 못 들어갈테니 여기다 놔두는 모양인데

그냥 이렇게 놔두기만 하는거 보고 성숙한 시민의식이라고 해야할지...

뭐 경비원이라도 있나?



볼 거 다 봤고 이제 돌아가야지

사람 나오는 건 끝이 없다...

여기 빠져나가기도 되게 오래 걸릴거란 생각이 확 든다



아니나다를까 사람이 꿈쩍도 않는다. 왜인가 봤더니



말 탄 경찰들이 중간중간 길을 막고 있었다.
길을 막고 어느정도 사람이 빠져나가면 다시 사람들을 들여보내 주고
또 찼다 싶으면 길을 막아버린다.


한시간을 도로에서 기다린 끝에 겨우 지하철을 탈 수 있었다.


말 탄 경찰들의 노력 덕분에 돌아오는 지하철은 그렇게까지 혼잡하지는 않았다.



계속




* 뒷이야기


이날 몇몇 연예인들도 왔었다.


다음날 숙소에 온 사람이 웸블리 갔었다며 보여준 사진에는

허정무와 같이 찍은 사진, 이수근과 같이 찍은 사진, 이경규를 본 사진 등등등


나중에 들어보니 아이유도 찾아왔었다고 한다.



하지만 못 봤다.

뭐 어디 비밀통로로 들어간 것도 아니고 경기장 밖에서 다른 사람들과 섞여 있었다고 했는데도


그뿐만 아니라 당일에 한국 홍보를 위해서 난타 공연이니 사물놀이 공연이니 이런것도 했다는데

그런거 하나도 못 보고 그냥 경기만 보고 온 거다.


왜 난 아무것도 못 본 걸까?

너무 늦게 와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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