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로운 날. 독일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의 목적지는 다하우 (Dachau) 라고 불리는 곳이다.

뮌헨에서 S-Bahn이 다니는 근교 도시로 인구는 45,000명 정도.


S-Bahn이 다니지만 급행열차 급인 RE/RB를 타고 가도 된다. 뮌헨 중앙역에서 출발해서 바로 다음 역이고 10분 정도면 간다.

물론 S-Bahn에 비하면 다니는 열차가 별로 없지만, 시간 맞춰서 타고 가면 된다.



 역을 나오면 바로 버스 정류장이 보인다.



버스를 타고 목적지 도착. 도착하니까 종점도 아닌데 버스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다 내렸다.

버스 정류장의 이름은 KZ-Gedenkstätte


흔히 부르는 이름은 '다하우 수용소'. 2차대전을 일으킨 나치가 세운 수용소다.

흔히들 말하는 '홀로코스트', '유대인 학살' 이 일어난 바로 그 곳.


나치 수용소 하면 아우슈비츠(Auschwitz) 가 가장 유명한데, 여기는 지금 폴란드 땅이다.

독일 내에는 다하우 말고도 부헨발트(Buchenwald) 나 작센하우젠(Sachsenhausen) 등의 수용소가 유명한 모양.



그냥 평범해 보이는 숲길



왼쪽으로 낡은 철길이 보인다. 여기가 바로 수용소와 붙어있던 역. 기차로 수용소에 수감될 사람들을 싣고 왔다.



그리고 보이는 입구



ARBEIT MACHT FREI

일하면 자유로워진다


다하우 뿐만 아니라 다른 강제수용소에도 입구에 똑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나치 수용소의 상징과도 같은 문구다.


 


왼쪽은 아우슈비츠, 오른쪽은 작센하우젠 (위키피디아에서 퍼옴)



곳곳에는 수용소로 쓰였을 당시의 사진이 걸려 있다.



Museum이라고 써진 곳에 들어가보자



말그대로 박물관이다. 나치 수용소가 생긴 배경, 수용소 생활 등을 전시해 놨다.



일단 여기도 수용소 건물로 쓰던 곳. 세탁소와 주방 등이 있던 곳이라고 한다.


'Rauchen verboten' (금연)

수용소 시절부터 적혀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_-



곳곳에서 동영상을 틀어준다. 수용소 생존자들의 증언인 모양이다.



수감자들의 사진들. 국적별, 직업별로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이 여러 이유로 수용소에 잡혀왔다.



박물관 내부



수감된 사람들의 사진이나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박물관 건물 중앙부에 세워진 조각. 수용소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형상화했다.



마침 영상물 상영을 (영어로) 하는 시간이길래 들어갔다. 박물관을 한번 둘러보고 이것저것 정보를 찾아봤던 입장에서는 크게 볼 것 없었던 것 같다.



קיינמאָל מער

PLUS JAMAIS

NEVER AGAIN

NIE WIEDER

НИКОГДА БОЛЬШЕ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여기는 수감자들의 침실. 박물관으로 쓰는 건물과는 다른 곳에 있다. 3층짜리 침대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초과해서 집어넣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첫번째 사진에서 왼쪽에 일자로 쭉 늘어놓은 건물이 수용소 침실 건물이다. 오른쪽은 그 모습.

32개가 있었다는데 박물관 건물과 가장 가까운 2개만 남기고 모두 철거된 상태다.



침실 건물에 있던 공용 화장실. 칸막이 같은 건 없다.



철거된 건물들은 여기에 건물이 있었다는 흔적만 남겨놓았다.



수용소 끝쪽에는 몇몇 추모 시설들이 위치해 있다. 여기는 가톨릭 추모시설



유대교 추모시설



추모시설들 뒤쪽으로 작은 문이 하나 나 있다. 벽 바깥에 있어서 출구 같기도 한데...



안쪽엔 예배당 같은 건물이 하나 있다.


구글지도에는 카르멜리틴넨클로스터 (Karmelitinnenkloster) 라고 나오는데, '카르멜 수도원' 이라고 하는 듯.

1964년 세워졌다고 한다. 



수도원을 나와서, 근처에 있는 벽돌 건물로 들어간다. 여기도 수용소 벽 바깥에 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여기는 소각장이다.

딱 봐도 사람이 들어갈 만한 공간.



소각장 옆에는 BRAUSEBAD (샤워실) 이라는 이름의 공간이 있다.



뭔가 여기에서 물이 나오나? 싶은 공간인데


바로 여기가 사람을 죽이기 위한 가스실이다.

샤워실처럼 꾸며서 옷을 다 벗게 하고 우르르 들어가게 한 뒤, 문을 닫고 가스를 풀어놓는다. 나치에서 이런저런 방법을 고안하다가 결정하게 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었다고 하는데, 그만큼 수많은 사람이 여기서 죽었다는 의미가 되겠다.


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40회에서 나온 바에 의하면, 여기에서 대량학살이 일어난 적은 없다고 한다. 조금씩 처리한 적은 있어도.

다만 미국이 이 수용소에 들어왔을 때, 이 건물 앞에 시체가 쌓여 있는 사진이 찍혔는데

그걸 보면 적어도 그 때만큼은 대량학살에 이용되었던 것 같다.



다시 입구로 돌아오는 길



사실 입구 쪽에 못 보고 지나간 건물이 있었다. 벙커(Bunker) 라고 불리는, 감옥 역할을 했던 건물이다.



벙커 수감자들의 사진과 설명들. 벙커에 수감된 사람들은 끔직한 고문을 당해내야 했고, 이를 견디지 못해 자살하거나 혹은 살해된 사람도 많다.



감옥으로 쓰였던 건물이라, 흔히 감옥하면 생각나는 그런 형태로 방이 배치되어 있다.


...


수많은 생각들이 스치던 돌아오는 길.


제2차 세계대전, 나치, 히틀러, 홀로코스트 등등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유럽에서의 이야기는 그냥 '그런 일이 있었구나' 정도였다.

하지만 그 현장에 직접 와보니 조금씩 와닿는다는 느낌. 역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자리였다.



다시 돌아온 다하우 역. 2층에 맥도날드가 있다. 햄버거로 배를 대충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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