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갔던 도시중에 가장 쓸 게 없는 지도인것 같다...



또 다시 찾아온 아침



그동안 묵은 숙소중에서 가장 푸짐한 아침 식사가 나왔다. 밥이 나오는 한인민박을 제외하면 대부분 빵, 햄, 치즈, 시리얼 등등이 전부였는데 여기는 나름 뷔페식으로 되어 있었다. 매번 똑같은 빵만 먹다가 이렇게 먹으니... 다만 여기서 1박뿐이라는 것이 아쉬웠다.



밥먹고 바로 기차를 타러 간다. 완행열차(Regionale)라서 유레일패스로 예약 없이 그냥 탈 수 있다.


오늘의 목적지는 피사 (Pisa)

인구 9만 명 정도의 작은 도시지만, 너무도 유명한 그 피사의 사탑이 있는 도시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피사의 사탑밖에 없는 도시긴 하지만... 그래도 사탑의 유명세 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찾는 도시 되겠다.



완행열차 내부. 한국으로 치면 무궁화호인데 딱 그런 느낌이다. 사람도 많고 차도 좀 낡아 보이고 등등...



Pisa S. Rossore 역


사람들이 많이 가는 피사 중앙역 (Pisa Centrale) 에서 한 정거장을 더 가면 만날 수 있는 역인데, 여기가 피사의 사탑에서 가장 가까운 역이다. 다만 작은 역이라서 서는 기차가 많지 않다. 미리 시간 확인해서 맞춰서 타는게 가장 좋겠지만,  바로 가는 기차가 없다면 피사 중앙역에서 내려서 환승해도 된다. 정 시간이 안 맞으면 중앙역에서 내려서 버스를 탈 수밖에 없겠지만...


중앙역에서 피사의 사탑까지는 걸어가면 2km, 2-30분 정도 걸린다.



바로 나오는 것은 아니고 5-10분 정도 걸리는데다 직선 도로도 아니라서 쉽게 찾아갈 수 있는건 아니지만, 지도 보면서 가다보면 멀리 눈에 익숙한 탑 하나가 눈에 띌 테니 무리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어치펴 여기 내리는 사람들 목적지가 다 뻔하기 때문에 ㅋㅋ 따라가도 된다.



그렇게 걸어가다 보면 사탑이 있는 광장이 나온다.



입구부터 바글바글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랜드마크인 데다가 이 도시에 볼게 이거밖에 없을테니 사람이 정말 많은 것 같다...



피사 대성당 (Cattedrale di Pisa)


피사의 사탑은 대성당에 딸린 종탑으로 지어졌는데, 탑이 기울어지는 바람에 엄청나게 유명해져서 대성당은 들러리가 되고 말았다


맨 앞에 있는 돔형 건물이 산 조반니 세례당 (Battistero di San Giovanni). 피렌체에도 똑같은 이름의 건물이 있다. 그 뒤에 있는 것이 본당이다.



여기 오는 사람들은 다들 탑을 손으로 받치는 모양으로 인증샷을 남긴다. 이렇게 막 찍고 보면 뭔 짓을 하는건가 싶겠지만. 맞춰서 찍으면



이런 사진들을 얻을 수 있다. 손으로 밀고, 당기고, 발로 밀고, 기대고 등등등등 별짓을 다한다



풀샷


카메라가 기울어 있어서 -_- 똑바로 선 것처럼 보이네


탑 위에도 올라가볼 수 있다. 다만 안전을 위해서 올라갈 수 있는 사람 수가 제한되어 있고, 여기 오는 사람들은 바글바글하니... 얼마나 걸릴지는 상상에 맡기기로. 물론 올라가는거 일찌감치 포기했다.



입구 모습. 이렇게 찍은거 보니 기울어진것 같네



기울어졌다는 이 탑의 바닥이 궁금했다. 도대체 어떻길래 기울어지는건가 싶어서...

대리석이 깔려 있는 평범해보이는 바닥인데, 사람들이 서 있는 벽의 돌들을 보면 기울어졌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안쪽에 있는 바닥이 기울어졌다는 얘긴데... 뭐 보수공사를 해서 지금은 기울어지지 않는다고 하니 뭔가 조치한 걸수도. 바닥 안쪽으로는 못 들어간다.



구경 잘 하고 나왔다. 이제 피사에서의 일정은 끝~



이었지만 이제 역까지 가는 길이 남았다. 버스를 탈 수 있지만 그냥 걸어가면서 도시 구경이나 해본다.



토스카나 대공 피에트로 레오폴도 (Pietro Leopoldo) 동상


유럽(뿐만 아니라 다른 서양권도) 도시를 다니다보면 동상들 정말 많다. 누가 누군진 모르겠지만 일단 찍고 본다. 보통은 도시 발전이나 전쟁 등등에 공헌한 사람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수백년 된 동상도 있다보니 동상 자체가 하나의 문화재 느낌이다.



조용한 길거리


그 많던 피사의 사탑 관광객 중 역에서 걸어오는 사람은 별로 없는 모양이다



다들 버스를 타겠지. 하지만 그냥 계속 걸어간다


그렇다고 쉽게쉽게 길을 찾은 건 아니었다. 지도가 있었다지만 길이 그렇게 쉽게 찾아질까? 그렇다고 시내 도로 구조가 좋은 것도 아니다. 조금씩 헤메던 와중에, 피사 중앙역 가는 버스가 지나갔다. 그럼 버스가 간 길을 쭉 따라가면 도착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그길 따라서 쭉 갔다.



걸어가다 보면 강을 만난다. 주변 풍경도 피렌체와 비슷해 보인다. 사실 피렌체에 있는 강과 똑같은 아르노 강이다. 강을 따라 쭉 가면 피렌체가 나온다는 거.


강을 보니 비로소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구나 싶었다. 중앙역으로 가는 버스가 계속 지나가니 확신을 얻었다.



40분을 걸어서 피사 중앙역 도착


길을 헤메고 돌아다니면서 느낀 피사 시내는 그냥 뭐 작은 도시구나~ 이러고 말았던것 같다. 그러니 뭐 소개할것도 설명할것도 딱히 없고 -_-



구석에 맥도날드가 있다. 점심은 여기서 -_-


그동안 유럽을 돌아다니면서 몇 번 들어가본 맥도날드와는 다르게 인상에 남은 곳인데... 이탈리아 맥도날드가 다 그런건지 여기만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1) 와이파이를 쓰려면 이탈리아 전화번호가 필요하다. 이탈리아 유심을 사서 쓴다면 뭐 상관은 없겠디만, 그런게 아니면 와이파이는 그림의 떡

2) 화장실 입구에 사람이 버티고 서 있다. 돈 받으려고 -_-

3) 벽에 바퀴벌레가 돌아다녔다.



... 뭐 좀 불쾌하다기보단 그냥 '이탈리아니까 그렇구나' 싶었다. 몇 군데 돌아다니면서 느낀거지만 살고 싶은 나라라기 보다는 그냥 관광하기 좋은 나라라는 느낌.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 있다가 와서 그런가 더 부각되는 것 같다. 이탈리아 먼저 갔다가 독일로 올라갔으면 어떤 생각이었을까 싶기도 했다.



피렌체 가는 기차는 자주 다닌다. 유레일패스가 있으니 그냥 타면 땡



아까 내렸던 S. Rossore 역과 별로 다른거 같지 않다. 그냥 평범한 시골 기차역 느낌



이걸 타고 피렌체로 돌아간다. 로마 가는 기차를 예약해 놨으니, 타기 전까지 피렌체를 돌아다니면 될 것 같다.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사이에 많은걸 보고 와야겠다 싶다.


.

'Travels > 2012 Europe' 카테고리의 다른 글

61 로마 야경 투어  (0) 2016.10.03
60 피렌체를 떠나기 전에  (0) 2016.10.02
58 피렌체의 밤  (0) 2016.08.17
57 베네치아 (2)  (0) 2016.07.1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