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유럽여행의 마지막 도시
다시 비행기를 타기까지 앞으로 3일
로마 티부르티나 (Roma Tiburtina) 역에 도착했다.
로마 시내의 기차역은 중심부에 있는 테르미니 (Termini) 역이 유명하고 숙소도 그쪽 근처라서 테르미니 역으로 갈 수 있으면 좋은데 이탈로 열차가 가는 노선이 없었다. (2015년에 생기긴 생겼다)
대신 로마에서 2번째로 큰 역이라는 티부르티나 역에 도착. 지하철로 연결이 되어 있어서 교통에 큰 문제는 없지만, 숙소를 옮길 때는 짐을 모두 가지고 다니다보니 이동거리가 좀 짧았으면 싶었다. 뭐 하여튼 이탈로를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서 이걸 다 감수하고 선택한 거긴 했지만.
표는 자판기에서 산다. 영어도 있으니 큰 불편은 없을 듯. 유럽의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1일권, 7일권 같은 것들이 있지만 생각보다 쓸 일이 별로 없긴 하다.
1일권을 샀다. 가격은 1.5유로 (2016년 9월 현재도 1.5유로 그대로다... 다른 곳은 다 올랐던데...) 지하철 뿐만 아니라 버스도 통용된다.
지하철을 타려고 딱 내려갔을 때, 저 모양의 열차가 막 떠나고 있었다. 저런 모습에 한번 충격을 받고... 과연 잘 탈수 있을까
기다리고 기다리고
드디어 다음 열차가 도착했다. 놀랍게도 정상적인 모습이었다.
내부도 별로 나쁘지 않았다. 맨 처음 본 열차의 비주얼에 충격을 받았던지라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이다.
테르미니 역 도착. 공사중인 듯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뭔가 리모델링 하는것 같기도 하고... 근데 찾아봐도 똑같은 모습의 역 사진만 나와서 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겠다.
여튼 지하철역을 나와서 기차역 쪽으로 간다. 숙소는 테르미니역 26번 플랫폼 근처라고 하니 찾아보면 나오겠지
했는데...
멀다.
지하철 역에서 나와서 24번까지는 금방 갈 수 있는 것 같은데, 25번부터는 좀 멀리 떨어져 있다.
지하를 돌아다니고 걷고 걷고 해도 끝이 없어보이는 통로. 여기로 쭉 가다보면 지상으로 나오는데
이제야 나오는 25번. 하지만 26번은 아직도 보이지 않는데... 얼마를 더 가야 하는건지
25번을 끝까지 가로질러서 더 걸어야지만 드디어... 26번이 나온다.
테르미니 역이라고는 하지만 거의 지하철역으로 한 정거장 거리다. 지하철을 타면 테르미니 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Vittorio Emanuele) 역이 더 가까운 곳이다. 뭐 어차피 티부르티나 역 가는 노선과는 달라서 환승해야 했으니 뭐 비슷하긴 했지만.
드디어 볼 수 있는 출구
드디어 그 크고 큰 테르미니 역을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다.
주변은 조용한 주택가. 사실 이쪽 주변은 차이나타운이 형성된 곳이라고 한다. 돌아다니다 보면 한자가 써진 간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숙소가 이 주변에 많이 몰려 있다. '로마 한인민박' 찾아보면 죄다 여기 근처니 뭐...
로마 지역은 다른 곳들보다도 한국인 대상의 가이드 투어가 활성화된 곳이기도 하다. 많이 찾는 투어가 바티칸 성당을 둘러보는 '바티칸 투어' 와 나폴리 쪽을 둘러보는 '남부 투어' 가 있다.
특히 로마의 민박들은 이런 투어 업체들과 엮여 있어서, 바로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나는 이미 투어 예약을 한 상태라서 패스했지만,
숙소 도착하자마자 로마 야경 투어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투어 비용은 없다. 관련된 숙소에 묵는 사람들 대상으로 해 주는 서비스 같은 개념이다.
투어의 집결지는 산타 마리아 마조레 (Santa Maria Maggiore) 대성당.
로마 4대 성당 중 하나로 테르미니 역 근처에 있어서 모이기 딱 좋은 곳이다.
사람들이 모이고... 유럽여행 하면서 이렇게 한국 사람들끼리 모여서 돌아다니는건 처음이다.
뭐 한국 사람 많이 모여있는 건 인터라켄 백패커스에서 보기는 했지만 -_- 가이드가 붙어서 이런저런 설명도 해주고 같이 투어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도 해보고...
투어는 차 같은 건 없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버스표도 지하철과 똑같이 쓰며, 길거리에 있는 담베가게 (Tabaccheria 타바케리아) 에서 살 수 있다. 보통은 타바끼 (Tabacci, 타바치) 라고 부른다는데 뭐 어쨌거나 그런 데서 사면 된다. 환승도 되니 한 장만 사면 충분하다.
로마 테르미니 역 입구
지하철 타고 와서 지하 통로로 26번 플랫폼까지 가다보니 이쪽은 처음 보네
지하철을 탄다. 사람도 많고 한데 한국 사람들이랑 같이 있으니까 또 다른 느낌
돌아다닐 때마다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를 항상 듣는다.
콜로세오 (Colosseo) 역에 도착
밖에 나왔다. 깜깜해졌네
여기가 바로 콜로세움이다. 흔히 알려진 콜로세움(Colosseum)은 영어식이고 이탈리아어로 쓰면 콜로세오(Colosseo)가 된다.
밤이라서 불이 켜져 있고, 안에는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콜로세움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콜로세움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조명은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Arco di Costantino)
사진 찍고 바로 버스를 타고 간다.
'야경 투어' 라 함은 랜드마크 돌아다니면서 배경으로 사진 찍고 오는 투어 라고 보면 되겠다. 뭐 어떤가.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 뿐인것을.
버스 타고 도착한 곳은 베네치아 광장 (Piazza Venezia)
앞에 보이는 건물은 알타레 델라 파트리아 (Altare della Patria, 조국의 제단). 이탈리아를 통일한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Vittorio Emanuele II) 의 이름을 따서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 이라고 많이 부른다. 앞에 서 있는 동상이 바로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내부는 이탈리아 통일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다.
여기서도 사진만 찍고, 다음 목적지인 트레비분수까지 걸어간다.
한쪽을 공사하는 건지 막아 놨다 -_- 제대로 된 모습을 못 보네.
그래도 사람들이 정말 많다.
공사가 잦은 듯 한데... 2015년에는 야예 물을 다 빼내고 막아 놔서 동전도 못 던졌다고 -_-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분수대에서 동전 던질 수 있을 정도면 다행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뭐니뭐니해도 트레비 분수 하면 동전 던지기가 유명하다.
이런 식으로 분수대를 등지고 어깨 뒤로 던지면 되는데...
1번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오고, 2번 던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나
동전이 무거울수록 소원이 더 잘 이루어진다고 한다. 비싼 거 던지라는 말이겠지만... 보통은 남아서 처리하기도 힘든 1센트짜리 동전이 많이 던져진다.
동전 던지고, 사진찍고, 쉬는 사람들로 밤인데도 사람이 많다.
야경투어는 여기서 종료. 더 있고 싶은 사람은 있어도 되고, 자유롭게 다니면 된다. 돌아오는 건 알아서...
구경을 마치고, 이제 돌아갈 시간. 버스를 타기 위해 다시 베네치아 광장까지 나왔다.
로마를 돌아다닐 때는 버스를 많이 타게 된다. 땅 속에 유물이 많이 묻혀 있어서 지하철을 못 뚫는다는 건 많이 알려진 이야기.
특히 베네치아 광장이 있는 중심가 지역에는 지하철이 없다. 2014년에야 개통한 지하철 C선이 콜로세움을 거쳐 이쪽을 지나갈 예정이지만... 아직 착공하지는 못한 듯. 이쪽으로 지하철을 놓기 위해 땅 속을 조사하던 중 유물이 나왔다고 한다. -_-;;
버스는 급행 노선인 에스프레사(espressa)와 일반 노선인 우르바나(urbana)가 있다. 40번과 64번은 테르미니 역까지 가고, 70번은 테르미니역 26번 플랫폼 근처 한인민박 밀집지역으로 들어간다. 70번이 근처까지 가기는 하지만 이 땐 그런 정보가 없어서 -_- 그냥 테르미니역만 보고 급행인 40번을 탔다.
급행 40번. 빨리 간다고 좋아했지만...
내린 곳은 테르미니 역 서쪽에 있는 친퀘첸토 (cinquecento, 500) 광장... 테르미니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숙소까지 갔던 그 거리만큼 더 가야 된다. 별 수 있나, 그냥 걸어갈 뿐이다.
내일도... 모레도... 여행을 위해서는 이렇게 왔다갔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좀 막막하긴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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